현대차가 출시한 신차 '아슬란'이 국내 시판중인 전체 자동차 가운데 연비 순위로 하위 40% 수준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KBS 데이터저널리즘팀이 에너지관리공단이 발표한 자동차 표시 연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아슬란의 연비는 3.0과 3.3 모델 모두 9.5㎞/ℓ로 전체 자동차 1,050종 가운데 671위, 백분위로는 하위 36% 수준이었다. 대형차 586종 가운데서는 연비 순위 233위로 상위 40% 정도였다.
이에 따라 4일 석유공사 고시 가격을 적용하고, 주행거리를 연간 만 5천㎞ 로 가정할 경우 아슬란 운행에 드는 연간 기름값은 275만 9천 127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 차종을 통틀어 연료비가 가장 적게 드는 한국지엠의 스파크 1.0 LPG 수동5단 모델에 비해 연간 기름값이 170만 3천 823원이 더 드는 것이다.
같은 대형차 중에서는, 가장 연비가 우수한 벤츠 C220 BlueTEC 자동7단 모델의 기름값이 연간 133만 6천 294원으로 조사됐다. 아슬란은 이보다 연간 기름값이 142만2천 833원 더 들어간다.
시판중인 대형차 가운데 아슬란 3.0 보다 배기량이 더 크면서도 연비는 더 우수한 차량은 모두 37종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아슬란 3.0과 연비 차이가 가장 벌어진 차량은 토요타 렉서스 GS450h로, 연비 12.7㎞/ℓ를 기록했다.
앞서 적용한 기준대로 연간 기름값을 계산하면 렉서스가 아슬란보다 일 년에 69만 5천 209원을 절약할 수 있다. 아슬란 3.3의 경우 배기량이 더 크고 연비는 더 좋은 차량은 31종이었다.
또 아슬란 연비는 현대차와 기아차가 출시한 일부 기존 대형차에 비해서도 뒤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의 그랜저 3.3GDI(신연비)와 기아차의 K7 3.3GDI는 모두 연비 10.0 ㎞/ℓ로 아슬란보다 0.5㎞/ℓ 우수했다. 상대적으로 차이는 적지만, 제네시스 3.3GDI와 K9 3.3GDI 역시 연비 9.6㎞/ℓ를 기록해 아슬란을 앞섰다.
한편, 대형차 연비 순위에서 상위에 오른 1위에서 10위 가운데 국산차는 2종, 수입차는 8종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독일 벤츠 사가 제조한 대형차는 연비 17.4㎞/ℓ로 대형차 1위인 C220 BlueTEC을 포함해 6종이 10위 권에 들었다. 국산차는 기아차의 K7 2.4 하이브리드와 현대차 그랜저 2.4 하이브리드가 동일하게 16.0㎞/ℓ로 공동 7위에 올랐다.
KBS 데이터저널리즘팀은 국내 시판중인 1,050종 차량 전체의 연비와 석유공사 공시 연료비를 토대로 주행거리별 연간 기름값을 한 눈에 비교해 볼 수 있는 기름값 계산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