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러시아 경기침체와 환율 악재로 고전하고 있다. 판매량 감소와 루블화 폭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지난해 실적도 저조했다.
현대차 러시아 공장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3.3% 감소한 2조3842억원에 그쳤다. 당기순이익도 89.2% 빠진 22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에도 러시아 루블화 가치가 전년 동기보다 40.9% 폭락하는 등 수익성에 비상이 걸렸다. 그럼에도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은 되레 오르고 있다.
지난 1분기 현대차와 기아차를 합한 러시아 시장점유율은 19.8%까지 확대됐다. 전년 동기(13.9%)와 견주면 5.9%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점유율 상승은 러시아 시장에서 경쟁하는 글로벌 완성차 회사들과 달리 시장 회복에 대비해 공격적인 판매 전략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GM과 폭스바겐, PSA(푸조-시트로앵) 등 글로벌 경쟁사들은 러시아에서 현지 생산을 대폭 줄이거나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등 극약처방을 쓰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그러나 공장 폐쇄 대신 수출 물량을 줄이고 현지 생산물량 판매를 늘리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당장은 힘들지만 꾸준히 판매를 유지하면 경기가 회복되고 환율이 정상화될 경우 선제적인 시장 확대가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현대차 러시아법인이 최근 '가장 사랑받는 대중차 브랜드'로 2년 연속 선정된 것도 이런 노력의 결과물이란 설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