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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린이 : 법원 조회수: 2154    추천:539 2015-12-11 10:28:08
뉴스1---"용서 안 했는데"…법원에 돈 맡기면 형량 줄여주나요?

"용서 안 했는데"…법원에 돈 맡기면 형량 줄여주나요?



조선대 의전원 사건서 '공탁' 감형요소 작용…피해자는 엄벌 탄원

"피해배상 됐다" 감형요소로 고려…"'합의' 없어도 감형" 지적 나와



(서울=뉴스1) 김수완 기자, 구교운 기자 | 2015-12-08 05:30:00 송고



"저는 가해자를 용서할 수 없는데 가해자가 법원에 돈을 맡겼다는 이유만으로 풀려난다는 게 말이 되나요?"



폭력 사건 피해자인 A씨는 가해자에 대한 선고 직후 법정 밖으로 나와 억울함을 호소하며 울부짖었다. 가해자가 죄질에 맞는 처벌을 받게 하기 위해 합의하지 않았는데 공탁 때문에 형이 대폭 감형됐다는 것이 A씨의 주장이다.



최근 '조선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생 데이트 폭력' 사건에서 '공탁'이 가해자에 대한 양형 요소 중 하나로 고려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통상 형사 사건에서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그 나름의 성의 표시를 해 가벼운 처벌을 받고자 할 때 이용하는 제도가 '형사공탁' 제도다.



법원은 피해자가 공탁금을 가져갔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피해배상이 됐다는 점을 고려해 형량을 정한다. 피해자가 가져가지 않은 공탁금은 국고에 귀속되거나 가해자가 되가져간다.



하지만 이런 원래 취지와 상관없이 가해자가 감형받기 위한 수단의 하나로 형사공탁을 악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일부 변호사들은 "감형받으려면 공탁을 하라"고 형사 재판을 앞둔 가해자에게 권하기도 한다.



또 법원에 돈을 맡기면 형량이 줄어들 수도 있다는 점 때문에 '유전무죄, 무전유죄' 논란도 불거진다.



조선대 의전원 데이트 폭력 사건은 피해자의 의사와는 상관없는 공탁이 양형에 반영된 대표적 사례다.



이 사건을 맡았던 광주지법 형사3단독 최현정 판사는 가해자 박모(34)씨에 대해 벌금형을 선고했다. 박씨가 법원에 500만원을 공탁했다는 것 역시 형량을 낮춘 이유 중 하나로 고려됐다.



하지만 이 사건 피해자는 박씨를 엄하게 처벌해줄 것을 탄원하고 있다. 또 "피해자의 평소 태도에 문제가 있다"는 소문이 도는 등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정황도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다. 가해자가 피해 회복에 대한 진지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형사공탁 감형의 당초 취지와는 전혀 다른 것이다.



또 조현아(42) 전 대한항공 부사장 역시 1심 판결 이틀 전 법원에 2억원을 뒤늦게 공탁했다.



하지만 피해자인 박창진 사무장과 여승무원 김모씨는 공탁금을 찾아가지 않았다. 오히려 '쪽지 사과' 등 논란이 불거지며 조 전 부사장 사과의 진정성에 대한 의혹마저 일고 있는 상태였다.



이런 사례에도 불구하고 법원은 피해자가 공탁금을 찾아갔는지,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진지한 사과를 했는지 여부와 상관 없이 형을 낮출 요소의 하나로 '공탁'을 인정하고 있다.



현행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양형기준표에 따르면 살인 범죄·성 범죄의 경우 '상당 금액 공탁', 즉 '합의에 준할 정도의 상당한 돈을 공탁한 경우' 형을 낮추는 요소로 고려한다.



또 폭력 범죄의 경우 감형 사유의 하나인 '피해 회복을 위한 진지한 노력을 한 경우'에 공탁을 포함한다.



이렇다보니 무거운 범죄를 저지른 가해자조차 법원에 일정한 돈을 맡기면 항소심에서 형을 감형받는 사례도 종종 나타난다.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피해자가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원하고 있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조모(54)씨의 경우 층간소음 문제로 윗층 주민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김용빈)는 징역 10년을 선고해 형을 대폭 감형했다. 조씨가 피해자 유가족들을 위해 5000만원을 공탁했다는 것이 감형의 주된 이유였다.



법원의 이런 판결 경향에 대해서는 "공탁이 감형 요소로 고려될 수 있느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일부 피해자들은 "가해자를 엄벌하고 싶어 합의하지 않았는데 가해자가 법원에 돈을 맡겼다는 이유만으로 형이 감형됐다"며 울분을 토하고 있기도 하다.



게다가 일부 가해자들은 형이 확정되면 피해자가 공탁금을 받아가고 있지 않은 사이에 공탁금을 몰래 되가져가기도 한다.



이런 문제 때문에 서울고법에서는 합의나 '공탁'을 감형 요소의 하나로 고려하지 않는 판결도 나온 바 있다.



서울고법 형사12부(당시 부장판사 민유숙)는 17세 여고생을 집단강간하고, 자전거·오토바이 등을 훔쳐 달아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모(19)군에 대해 징역3년에 집행유예4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장기 1년6월~단기 1년3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함께 범행을 저지른 다른 가해자들은 1심에서 모두 실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이군만은 유독 합의금을 지급했다는 사정이 인정돼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상태였다.



그러나 재판부는 "똑같이 범죄 저질렀는데 '유전무죄'가 통하면 안 된다"며 1심 판결을 뒤집고 이군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대법원 공보관은 "과도한 보상을 요구하는 사람들 때문에 생겨난 제도"라며 "이런 상황에서는 공탁을 감형 요소로 고려하는 게 맞다, 합리적인 합의금을 주고 싶어도 줄 수 없어 엄하게 처벌 받는 사람이 많아서 만들어진 제도"라고 법원 입장을 조심스레 설명했다.



즉 "공탁은 가해자가 어느 정도 반성했다는 하나의 징표일 수 있다"며 "공탁을 한 뒤 가해자가 피해자를 비난하고 다닐 경우도 있겠지만 통상적으로 '반성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돈을 공탁했다'고 판단하게 된다"는 것이다.



반면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 이명숙 변호사는 "피해자와 실질적 합의가 없는 경우에도 공탁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감형을 하는 것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며 법원 입장을 비판했다.



또 "피해자와 합의가 전혀 없었는데도 공탁을 합의와 비슷하게 고려해 감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돈만 있으면 형이 깎인다'는 유전무죄, 무전유죄 논란도 불거질 수 있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피해자가 공탁금을 찾아가지 않는 사이 공탁금을 되가져가는 가해자의 사례도 종종 있다"며 "공탁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감형하는 현행 제도에는 문제가 있으며 이런 여러 사정에 대한 검토 후 형사공탁 제도를 손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수완 기자, 구교운 기자(abilityk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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