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완성차 업계 5위인 현대·기아자동차가 연구개발(R&D) 투자에서는 10위권 밖에 그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2020 연비 향상 로드맵' 발표와 함께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4개년 투자 계획을 밝혔지만, R&D에 투자한 비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24일 영국 다국적회계감사기업 PwC가 발표한 2015년 글로벌 기업 R&D 비용 현황에 따르면 자동차 회사 중 폭스바겐이 가장 많은 153억달러(약 18조9000억)를 투자해 1위를 기록했다.
토요타와 다임러-벤츠는 각각 92억달러(11조3700억원)와 76억달러(9조3900억원)로 2, 3위를 기록했다. 이어 GM, 포드, 혼다, BMW, 닛산, 덴소, 피아트크라이슬러(FCA) 순으로 자동차 회사 부문 R&D 투자액 상위 10개 업체에 이름을 올렸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부문에서 각각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테슬라와 토요타는 '가장 혁신적인 기업 톱10'에서 3위와 10위에 올랐다.
반면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3분기까지 R&D에 2조3340억원을 투자했다. 분기별 평균 투자비용을 고려하면 전년과 비슷하게 3조원을 조금 웃도는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R&D 투자 업계 10위인 FCA(4조2000억원)보다 1조원가량 부족한 수준이다. 아울러 현대·기아차의 R&D 투자는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오히려 전년보다 감소했다. 현대·기아차는 2014년 3분기까지 2조5730억원을 투자했고, 연간으로는 3조398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현대·기아차가 지난해 발표한 '4개년(2015~2018년) 투자계획'과도 다른 결과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간 미래차 개발과 핵심 부품 원천기술 확보 등을 위해 R&D에만 31조6000억원(연간 약 7조9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친환경차를 오는 2020년까지 22개로 늘리고, 자율주행차도 상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를 포함해 아직 3년의 기간이 남았지만 지금까지 투자 확대 흐름만 보면 더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기아차의 R&D 투자금액은 2010년 2조2560억원으로 2조원을 돌파한 뒤 2013년에 처음으로 3조원을 넘어섰다.
이후 2015년까지 3년간 3조원대에서 정체할 것이 유력하다. 올해부터 지금보다 세 배 이상 R&D 투자를 늘려야 글로벌 업체들과 미래차 개발 경쟁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는 동시에 자체 투자계획을 충족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매출액과 비교한 R&D 투자금액 비중 역시 업계 최하위 수준이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3년간 2.5% 안팎의 R&D 비중을 기록해 폭스바겐(5.2%), 토요타(3.5%), GM(4.6%), 포드(4.4%) 등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 출범과 친환경차 아이오닉·니로 출시 등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투자한 성과가 이제 선을 보이고 있다"면서 "스마트카와 친환경차에 대한 연구개발에 매진 중이고, 계획에 차질 없이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