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밉보여 부당한 인사조치에 시달리다 정신장애를 얻은 KT직원에게 업무상 재해를 인정한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8단독 강효인 판사는 KT 직원 원모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요양불승인처분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8일 밝혔다.
원씨는 2000년 회사 노동조합에 가입하면서 회사에 밉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2009년 1월 회사 임시주주총회에 우리사주조합원 자격으로 참석을 하는 과정에서 회사와 큰 마찰을 빚었다. 당시 회사는 원씨의 집으로 직원을 보내 참석을 막으려고 했지만 원씨는 경찰의 도움을 받아 회의에 나갔다.
회사는 곧장 20년간 사무직으로 일해온 원씨를 기술직으로 발령하고 2010년 1월 인사평가에서 최하 등급을 부여한 뒤 연봉을 깎았다. 부당인사를 주장하며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낸 원씨는 지난해 6월 대법원에서 승소가 확정됐다.
이 소송이 진행 중이던 2011년 3월 회사는 원씨에게 감봉 1월의 징계를 내리고 같은 해 6월 해고했다. 원씨가 또다시 소송을 냈고 그제야 회사는 원씨를 복직시켰다.
복직 이후에도 회사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원씨는 2012년 10월 정직 3월의 징계를 받고 2013년 3월 포항으로 발령받았다. 입사한 지 25년째 전북에서 근무해온 원씨는 “연고가 없는 포항으로 인사는 위법”이라고 소송을 내 대법원에서 승소했다.
2009년 주주총회 참석 이후로 2013년 5월까지 원씨는 대학병원 정신과치료를 22차례 받으며 적응장애 진단을 받았다. 적응장애는 스트레스로 발생하고 행동 장애를 동반한다. 불안과 우울 증상이 나타난다. 행동이 공격적으로 변하고 과음, 대인기피증을 보이기도 한다.
원씨는 회사의 괴롭힘으로 스트레스를 받아 병을 얻었다며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를 신청했으나 거부하자 소송을 냈다.
강 판사는 “회사의 위법한 수 차례의 직무변경명령과 전보명령, 부정적인 인사평가, 그에 따른 소송이 계속하는 과정에서 받은 업무상 스트레스가 작용해 원씨에게 적응장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