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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2189 추천:161 |
2014-04-26 13:38: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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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작명 |
유병언식 작명 살펴보니
[중앙일보] 입력 2014.04.26 02:30 / 수정 2014.04.26 02:30
‘종교가 곧 사업’이라는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철학은 기업 작명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과거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에서 활동했던 정동섭 한동대 외래교수는 “세모는 모세를 거꾸로 읽은 것”이라고 말했다. 성경 속 선지자를 의미한다는 것이다.
세모 계열사 트라이곤 코리아는 그리스 고대어인 ‘삼각형(triangle)’에서 기원한다. 삼위일체와의 연관성이 제기된다. 유 전 회장은 기업 로고를 만들면서 “삼각형은 모든 도형의 기초이자 만물의 기본”이라고 언급했었다. 구원파 교회와 사무실이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인근에 있는 것도 우연이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침몰사고 선박인 세월호 역시 유 전 회장이 직접 지었다고 한다. 선박에는 ‘세월(SEWOL)’이라고 적혀 있다. 한자로는 ‘세월(歲月)’이 아니라 세상을 초월한다는 뜻의 ‘세월(世越)’을 쓰는 것으로 알려진다. 아예 ‘세모월드(world)’의 줄임말이라는 주장도 있다.
한 종교 연구학자는 “속세(俗世)를 벗어나 구원을 받는다는 교리에서 따온 것 같다”고 봤다. 이에 대해 청해진해운 관계자는 “세월아 네월아 하며 풍류를 즐기자는 뜻”이라고 부인했다.
계열사 이름 곳곳에서도 종교적 색채가 묻어난다. 청해진해운의 최대 주주인 조선업체 천해지(天海地)는 하늘·바다·땅을 의미한다.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인 온나라와 서비스업체인 온지구의 이름과도 상통한다. 신이 다스리는 지역이란 뜻이 내포된 것이다.
유 전 회장의 예명인 아해는 회사 이름으로도 등장한다. 아이의 옛말인 아해(兒孩)에서 따왔다는 설과 함께 구약시대 이스라엘인들이 하나님을 칭하던 야훼(Yah weh)에서 나온 것이라는 해석이 공존한다. 구원파 신도들은 유 전 회장을 ‘아해님’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반면 소비자들에게 직접 다가가는 업종에는 보다 쉬운 한글 이름을 사용했다. 인터넷쇼핑몰 다판다는 필수지방산 ‘알고나(알고나 먹자)’, 영양제 ‘내모메(내몸에)’ 등 건강식품을 주로 판매한다. 하지만 주방기기부터 전기담요까지 안 파는 게 없이 다 판다. 커피제조업체인 소쿠리상사와 놀이공원 늘징글벨랜드도 있다.
땅에 대한 애착도 곳곳에서 포착된다. 딸들이 운영하는 모래알 디자인 홈페이지에는 ‘모래가 인간을 이롭게 하는 기본 토양입자’라고 쓰여 있다.
한국제약 제품을 판매하는 사이트 이름은 ‘푸새’다. 산과 들에서 저절로 나서 자라는 풀에서 따온 우리말이다.
한국제약협회는 25일 “세모가 운영하는 한국제약은 1981년 설립된 건강식품 제조업체로 제약업체가 아니며 협회 회원사도 아니다”고 이례적으로 밝혔다.
이 밖에 축산업체 ‘넓은’과 ‘하나둘셋 영농조합’도 있다. 여기서 재배한 유기농 식품은 ‘노른자 쇼핑’에서 판매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라벤더 농장 이름도 ‘123 팜(farm)’이다.
민경원·고석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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