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 간부사원노동조합
 
 


 
 
올린이 : 일심일심일심 조회수: 2780    추천:231 2014-05-09 21:43:46
세탁소 현탁이 엄마의 글

[세월호 참사/끝나지 않는 슬픔]

“따뜻한 마음, 고맙고 또 고맙습니다…” 현탁이 어머니의 답장



고 전현탁 군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세탁소 입구에 붙여진 감사한다는 내용의 메모.《 경기 안산 단원고 부근에는 ‘세탁소 편의점’이 있다. 세월호 침몰사고 희생자 중 한 명인 2학년 6반 전현탁 군(17)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곳이다.



사고 당일 전 군의 어머니는 ‘내일(17일)까지 쉽니다’라는 작은 메모를 붙여 놓고 진도로 내려갔다. 하지만 보름이 다 돼서야 아들을 품에 안았다. 그 사이 수많은 시민이 세탁소 주변에 노란 쪽지를 붙였다. 현관문 손잡이는 노란 리본으로 가득했다. ‘현탁아 집으로 돌아와’ ‘보고 싶다. 얼른 일어나’ 등 살아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었다.



전 군의 어머니는 노란 쪽지를 붙여준 시민들에게 “고마울 뿐”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리고 “세월호의 비극은 아직 진행 중이다. 남은 실종자 가족을 위해 끝까지 기도해 달라”고 부탁했다. 7일 전 군 어머니와의 인터뷰를 편지 형식으로 전한다. 》

-----------------------------------------------------------------------------------------

전남 진도 팽목항에 있는 엄마들은 실종된 아이를 찾은 뒤에도 마음 놓고 울지 못합니다. 아직 바다에 침몰한 세월호에 남아 있는 자식을 찾지 못한 가족의 마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금방 얼굴 볼 줄 알았던 우리 현탁이도 보름이 다 돼서야 겨우 찾았습니다.



억지로 울음을 참고 아들을 데리고 안산으로 돌아왔는데 세탁소 주변에 노란 편지가 가득했습니다.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그러곤 한참을 울었습니다. ‘못난 엄마지만 그래도 우리 아들을 잘 키웠구나. 내세울 것 없는 부모지만 부끄럽지 않게 잘 키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수학여행 가는 날이 우리 아들의 생일이었습니다. “생일날 수학여행을 간다”며 뛸 듯이 기뻐했죠. 여행을 떠나기 며칠 전부터 현관에 여행가방을 놓고 갖고 갈 물건을 하나씩 정리했습니다. 웃으며 떠나는 모습이 마지막이었어요.



당분간 많이 울 것만 같습니다. 아들이 보고 싶어서요. 그래도 현탁이가 웃던 그 모습을 위안 삼고 있습니다. 세탁소 일도 조금씩 다시 시작하려 합니다.



아들을 보내고 그동안 찍었던 사진을 다시 펼쳐봤습니다. 아들에게 해준 게 너무 없었습니다. 진도에서 엄마들끼리 수학여행 보내면서 용돈을 얼마 줬는지 서로 물어봤습니다. 대부분이 ‘10만 원씩 줬다’는데 저는 2만 원밖에 못 줘 미안해 또 울었습니다.



그런데 현탁이를 찾았을 때 지갑에 2만 원이 그냥 있었습니다. “제주도는 물도 맛있으니까 맛있는 것 많이 사먹어”라고 했는데 용돈도 쓰지 못한 채 갔습니다.



우리 아이는 300mm짜리 신발을 신을 정도로 덩치가 컸습니다. 하지만 형편이 넉넉지 못해 유명 메이커 옷도 못 사줬습니다. 수학여행 가기 전에 아들 몸에 맞는 옷 사느라 아웃렛 매장을 몇 번이고 돌아다녔습니다. 아들이 언젠가 노스페이스 잠바를 사달라고 했어요.



그런데 가격이 50만 원이나 됐습니다. “그 돈이면 한 달 생활비라 안 된다”고 잘라 말했죠. 아들은 떼 한 번 안 쓰고 포기했어요. 그런데 사고 후 진도를 내려가니까 그 잠바 입고 다니는 사람이 너무 많아 또 눈물이 났습니다.



현탁이는 여느 아이처럼 “엄마 배고파”라는 말을 많이 했어요. 그럴 때마다 “너는 엄마가 밥으로 보이냐”고 타박했죠. 점심시간에 세탁소로 달려와 자장면 시켜먹고 가고, 친구들과 놀러갈 때도 돈 달라고 하고 그랬었습니다.



현탁이가 단원고 1학년 때 세탁소를 학교 주변으로 옮겼습니다. 아들이 혹시나 엄마가 세탁소를 한다고 부끄러워하진 않을까 걱정했더니 “엄마 난 괜찮아”라고 하더군요. ‘아들이 의젓하게 잘 자랐구나’라는 생각에 대견했죠.



수학여행 전날, 이상하게 아들에게 편지를 쓰고 싶었습니다. 생전 처음이었어요. 쓰다가 마음에 안 들어 찢어버렸던 종이를 아직 갖고 있습니다. 겨우겨우 편지를 써 아들 몰래 가방 앞주머니에 넣었습니다. ‘듬직하게 잘 커줘서 고맙고 엄마는 네가 있어 정말 행복하다’라고 적었죠.



출발하던 날 지나가는 말로 “현탁아, 가방에 손수건이랑 다 넣었으니까 도착하면 어디에 뭐가 들었는지 꼼꼼히 봐”라고 했습니다. 그날 밤 통화에서 못 참고 제가 먼저 물었어요. “편지 봤어?”라고 했더니 아들은 무뚝뚝하게 “응”이라고 답하더군요. 고마우면서도 쑥스러웠던 모양입니다.



현탁이는 엄마를 편하게 해준 아들이었어요. 특별히 아픈 데도 없이 밥만 먹고 잘 컸습니다. 팽목항으로 내려갔을 때 캄캄한 바다를 향해 ‘행복은 이걸로 끝이다. 이놈아!’라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여러분이 보내주신 따뜻한 마음들 정말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그 말밖에 드릴 말이 없네요. 아직 제 마음에는 현탁이가 자리 잡고 있어 사연들을 미처 다 읽지 못했습니다. 현탁이 방에 두고 천천히 읽어볼게요.



생각조차 하기 싫은 이 비극은 아직도 진행 중입니다. 아직도 바다에서 자식을 기다리는 부모가 많습니다. 이들이 하루빨리 돌아오도록 기도해주세요. 그래서 보내는 길이라도 온전할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 부탁드립니다. 그 마음들, 정말 고맙습니다.



현탁이 엄마 올림

-----------------------------------------------------------------------------------------



추천하기

485/647, 총 게시물 : 12936
번호 제 목 작성자 올린날짜 다운 조회수 추천
세탁소 현탁이 엄마의 글 일심일심일심 2014-05-09 0 2781 231
3255 흐느끼고 중단되고... 눈알이 빨간 채로... 요정들의 파티 2014-05-09 0 3093 225
3254 아픔 나누는 노란 쪽지 작가 2014-05-09 0 2641 254
3253 평생 수치심을 느끼면서 살게 될 것이다~~~ 회사에 당한 자 2014-05-09 0 2711 239
3252 억지 주장에다가 자기 거짓말로, 무리수를 두고 노조원 Q 2014-05-09 0 2703 252
3251 이것도 없다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 점봅니다 2014-05-09 0 2739 226
3250 또다시 살아나고 돌아온 저격수 2014-05-09 0 2727 242
3249 7500 억원 해외 반출--- 부패 공화국 보도 2014-05-09 0 2648 198
3248 보잘 것 없지만... 보도 2014-05-09 0 2807 239
3247 새로운 생각, 분석 (퍼온 글) 퍼온 글 2014-05-09 0 2795 190
3246 개념무 헷갈리우스 2014-05-09 0 2610 209
3245 진실  !!!,  살아있었다!!! (퍼온 글) 망치 2014-05-09 0 2781 217
3244 호수 작가 2014-05-09 0 2890 221
3243 사측은 부들부들 떨면서~~~꼬꾸라졌다!! 으하하하 2014-05-09 0 2911 213
3242 권력 있다고 헛소리, 헛지시 하면 짤린다 퍼온 글 2014-05-09 0 2694 240
3241 일침 망치 2014-05-09 0 2791 215
3240 ,·´″```°³о☆    謹弔  <해고>    ☆о³°```″´·, ,·´″`,·´″```°³о☆ 2014-05-09 0 2703 214
3239 종합소득세 퍼온 글 2014-05-09 0 2943 216
3238 가장 슬픈 어버이 날,  남기고 싶은 말들... 작가 2014-05-08 0 2957 226
3237 행복하게 일반불이 2014-05-08 0 3089 241

[first] < [481] [482] [483] [484] [485] [486] [487] [488] [489] [490] > [end]
이름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