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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린이 : 레미제라블 조회수: 2997    추천:224 2014-05-12 19:09:37
김영란 법 히스토리

법안 2년 만에 관료사회 문턱 넘어 국회로 갔지만 서랍 속 방치[잠자는 ‘김영란법’]



기사입력 2014-05-11 17:11기사수정 2014-05-11 21:57



김영란법 히스토리

정부안 직무관련성 한정·100만원 규정 삭제 등 원안서 대폭 후퇴



2012년 8월 중순께. 김영란 당시 국민권익위원장이 '부정청탁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이하 '부정청탁금지법') 입법예고안(초안)을 들고 기자들을 찾았다. 2011년 6월 김 전 위원장이 국무회의에서 입법화를 제시한 후 약 1년이 지난 시점이었다. 김영란법으로 유명세를 탄 이 법안에 대해 당시 사회적 관심은 높았다. 대가성이 없다는 이유로 법망을 교묘히 빠져나갔던 권력형 비리 사건에 대한 공분을 가졌던 일반 국민이나 이 법이 몰고올 파장을 예의 주시한 공직사회나 관심을 갖기는 매한가지였다.  



김 위원장이 제시한 초안엔 '100만원 이상 금품이나 향응을 받은 경우엔 대가성과 직무관련성이 없더라도 처벌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었다. 취재 중인 기자들이 술렁댔다. "1인당 100만원인가요. n분의 1로 명수대로 나눴을 때 100만원인가요." 대가성이나 직무관련성 여하를 막론하고 처벌한다는 규정보다 100만원의 충격은 예상보다 컸다. 100만원을 어떻게 계산하느냐는 기술적인 질문이었지만 속내는 가혹한 규정이라는 반응들이었다. 흔한 술 자리 몇 번이면 쓸 수 있는 돈이라는 상식적인(?) 얘기와 함께 법으로 걸자고 들면 다 걸릴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었다.



"상식적으로 100만원을 아무 이유 없이 줄 수 있나요?" "대가성 없는 스폰이 있을 수 있나요?" 김 위원장은 당연한 물음을 던지고 그해 12월 남편 강지원 변호사의 대선출마로 인해 공직을 떠났다.



공직사회의 엘리트 카르텔을 끊고 권력형 비리를 견제해 '착한 공무원'을 보호하자는 이 법안은 그러나 이명박정부가 끝날 때까지도 국무회의에 상정되지 못했다. 장관급 위원장이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직접 의욕을 갖고 추진했던 법안치고는 이례적인 것이었다.  당시 상황에 대해 김 전 위원장은 대담집 '이제는 누군가 해야 할 이야기'에서 이렇게 말한다.



"처음엔 법무부가 반대하죠. 안전행정부가 반대하죠. 다들 제가 얘기하니까 비웃는 것 같았어요. '참 철없는 여자구나, 세상물정 모르는구나. 위원장이 여자여서 추진되는 법이다'라는 얘기가 들렸어요." 공직사회의 은밀한 저항은 계속됐다. 입법예고 과정에서 법무부는 법안에 대한 의견제출에 약 120일을 잡았다. 시간은 연말 대선정국으로 빠르게 흘러갔다.



"국회에 날짜별로 법무부에서 어떻게 했는지 보고하겠다고 했더니 그날 바로 (법무부에서)의견제출서를 보내왔어요"(김 전 위원장 대담집). 심지어 당시 법무부는 비선으로 줄곧 그의 사표가 언제 수리되는지 물었다고 한다. 법 제정이 추동력을 잃을 것이라 본 것이다. 정부 내에서 이견이 있는 법안의 경우 국무회의 상정 전 협의·조정을 거쳐야 하지만 부처들의 이견으로 결국 김영란법은 국무회의에 올라가지도 못했다.



2013년 7월 2일 정홍원 국무총리가 관련 국무위원들을 모았다. 총리 직권으로 중재안을 도출하기 위해서였다. 박근혜정부의 국정과제였기에 더 이상 지체해선 안된다는 판단이었다. 다만 여기서 한 차례 변형이 이뤄졌다. 직무관련성 요건에 변화를 준 것이다.



초안에선 '직무관련성 여부를 막론하고' 공직자가 금품을 받은 경우엔 처벌받을 수 있다고 했지만 최종 정부안에선 '직무관련성'이 있어야 처벌할 수 있다고 수정됐다. 후에 권익위 측은 "후퇴 논란이 일었지만 결론적으론 과잉금지 위반으로 위헌이 제기될 수 있는 부분을 감안한 것으로 독일식 법체계를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100만원 규정도 삭제됐다. 100만원 여부를 막론하고, 금품을 받은 경우엔 처벌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는 원안보다 강화된 부분으로 평가된다.



2013년 7월 30일 국무회의에서 김영란법이 입법화 선언 이후 마침내 2년 만에 관료사회의 문턱을 넘어 국회로 넘어갔다. 공은 국회로 넘어갔지만 국회로 보내진 김영란법은 지난해 말에도 통과는커녕 논의 대상조차 되지 않았다.



이 법의 대상이 공무원뿐만 아니라 국회의원 역시 적용대상이라는 게 법안 처리가 지연되는 이유로 지목된다. 국회의 은밀한 저항 역시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민생관련법을 우선 처리하다 보니, 선거가 있어서…." 입법화 우선순위에 계속 밀리는 모양새다.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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