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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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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30 21:07: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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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과가 먼저다 |
[기자 24시] 서울대 기성회비, 사과가 먼저다
기사입력 2014.05.30 16:12:25 | 최종수정 2014.05.30 16:45:16
대학 진학률이 80%를 넘는 한국에서 대학 등록금은 생존의 문제다. 80%에 끼지 못하면 생존경쟁에서 낙오되기 때문이다. 대학생 하나 졸업시키려면 수천만 원은 우습게 들기 때문에 어머니들은 늦은 나이에 일터로 나간다. 한국처럼 식당 종업원이 중년 여성으로 가득 찬 나라도 흔치 않다. 아마도 절반은 등록금 때문일 것이다.
"조금이라도 벌어야 애들은 나같이 안 살지…"라며 속을 삭이고 어머니들은 테이블을 행주로 훔친다. 예전에는 소 팔아 대학 보낸다고 우골탑(牛骨塔)이라 했지만 이제는 인골탑(人骨塔)이라고 해야 할 듯하다.
서울대생 126명이 제기한 기성회비 반환 소송에서 서울대가 최근 완패했다. 기성회비의 법적 근거가 없다며 법원은 모두 돌려주라고 판결했다. 어머니들은 기성회비가 뭔지도 모르고 냈을 테지만 서울대는 수십 년간 불법으로 기성회비를 거둔 것으로 드러났다.
기성회비가 뭔가. 교육 여건 확충을 위해 자발적으로 모으는 후원금이다. 등록금 고지서에 넣어 강제로 거두면 안 된다. 이런데도 서울대 등 국공립대는 1963년 문교부 훈령을 근거로 기성회비를 매년 올렸고, 결국 등록금 80%를 기성회비로 채웠다.
"쥐꼬리만 한 국고 지원으로는 운영이 불가능하다"며 볼멘소리도 한다. 불법인 줄 알지만 어쩔 수 없었다고 변명도 한다. 소송을 건 학생들에게는 대형 로펌을 써서 대응하고, 혹여 패소하면 취소 소송을 걸어 시간만 끈다. 소멸 시효가 10년이니 6개월만 끌어도 5% 아낀다. 특히 서울대는 법인으로 전환하며 기성회를 없앴으니 더더욱 미루기만 한다. 이래서야 학생들에게 법을 지키라고 할 수 있나.
서울대는 학생들이 노회한 변호사에게 속아 소송을 걸었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불법으로 거둘 만큼 고민이 없었는데 등록금에 어린 피와 땀을 알 리가 없다. 물론 기성회비 회수는 불가능하고 어떻게든 해결해야 한다. 수조 원을 돌려주고 파산할 수는 없다. 그런데 그보다 먼저 학생과 부모에게 사과부터 해야 하지 않을까. 그게 도리고 순서다.
[사회부 = 김규식 기자 dorabono@mk.co.kr] [ⓒ 매일경제 & 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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