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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린이 : 퍼온 글 조회수: 2006    추천:114 2014-06-30 13:09:11
부치지 못한 전장의 편지--- 동아일보 6/25

[25일 6·25전쟁 64주년]‘아버지께…’ 부치지 못한 전장의 편지

기사입력 2014-06-25 03:00:00 기사수정 2014-06-25 09:13:13



6·25 종군사진가 이명동씨가 기록한 ‘그날, 그 사람들’

입대해서 처음 글 배워 아버지께 편지 또박또박

“훌륭한 군인이 된 모습 사진 한장 찍어줄수 있습니까”

편지 들고 해맑게 웃던 병사, 이튿날 전투를 마지막으로…



소총에 인형 달고… 이명동 월간 ‘사진예술’ 고문이 6·25전쟁 당시 전선에서 찍은 어느 병사의 사진. 군대에서 한글을 배워 아버지께 처음 쓴 편지를 든 앳된 병사의 얼굴에서 자부심이 느껴진다. 아래쪽 작은 사진은 전쟁 중 국군이 눈 속에서 행진하는 모습. 이명동 고문 제공



이명동 씨흑백사진 속 국군병사는 이를 드러내며 환하게 웃고 있었다. 앳된 얼굴이었다. 머리에 쓴 철모가 헐거워 보였다. 오른쪽 어깨에 자랑스럽게 M1소총을 기대고 풀밭에 앉아 두 손에 쥔 편지를 바라보는 모습. 소총 끝에 매달린 인형이 병사의 어린 나이를 짐작하게 했다. 비극적인 6·25전쟁의 한복판에서 이명동 월간 ‘사진예술’ 고문(94)이 찍은 한 병사의 사진이다.



한국 사진계 원로인 이 고문은 1950년 발발한 6·25전쟁에서 종군사진가로 활동했다. 육군 보병 제7사단에서 군무원 자격으로 전투 기록 사진을 찍었다. 24일 서울 종로구 삼일대로 사무실에서 만난 이 고문은 전쟁 발발 64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그때의 기억이 떠오르는지 인터뷰 도중 눈물을 흘렸다. 당시는 꽃다운 젊은이들의 피가 한반도를 붉게 물들이던 때였다. 전장에서 마주친 참혹한 광경들 속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자신이 찍어 준 어느 병사의 사진이다.



1953년 강원 중부전선에 있을 때였다. 한 병사가 카메라를 보고 그에게 다가왔다. “아버지에게 보낼 사진 한 장 찍어주실 수 있습니까?” 병사는 지리산 골짜기에서 아버지와 단 둘이 숯을 구우며 살았다. 가난한 형편에 학교도 다니지 못했다. 입대한 뒤 처음으로 한글을 배웠다. 혼자 남은 아버지께 처음 편지를 썼는데 같이 보낼 사진을 찍어달라는 부탁이었다. 병사는 “이렇게 훌륭한 군인이 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군복 주머니에서 돈 몇백 원을 꺼내 내밀었다.



카메라 앞에 선 병사는 자부심 넘치는 미소를 지었다. 그는 글을 읽지 못하는 아버지 대신 경남 함양에 사는 친척의 주소가 적힌 편지를 남기고 그날 밤 최전방 고지로 떠났다. 며칠 뒤 이 고문은 병사가 사진을 찍은 이튿날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아들이 아버지에게 처음 쓴 편지가 마지막 유품이 돼버린 것. 이 고문은 그의 사진을 영정용 사진 크기로 다시 만들어 돈 몇천 원을 보태 편지와 함께 함양 친척 집으로 부쳐야 했다.



“참 아까운 사람들이 많이 죽었어요. 어린 병사도 많았고 훈련도 제대로 못 받은 우리 국군이 얼마나 용감했는지….” 이 고문은 당시를 회상하며 말했다. 눈앞에서 적군의 공격으로 즉사한 아군의 참혹한 시신, 혹한에 동상 걸린 발로 행군을 계속하던 병사들의 모습을 목격했다. 적군의 습격에 목숨을 잃을 뻔한 적도 여러 번 있었다. 그러면서 국군의 훈련하는 모습과 생활상 등을 사진으로 기록했다.



전쟁이 끝난 뒤 1955년 동아일보에 입사해 사진기자로 활동했으며 동아일보 사진부장, 월간 ‘사진예술’ 창간 발행인 등을 역임했다. 다음 달 5일부터 31일까지 서울 송파구 위례성대로 한미사진미술관에서 열리는 첫 개인전 ‘먼 역사 또렷한 기억’에서 그의 사진들을 볼 수 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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