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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린이 : 헤럴드경제(HOOC) 조회수: 1359    추천:353 2015-11-01 14:01:44
비운(非運)의 대명사, 현대차 마르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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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운(非運)의 대명사, 현대차 마르샤



By 서상범 HOOC Editor 기사작성 : 2015. 10. 31 at 11:40 am 152SHARES[HOOC=서상범 기자]



우리나라 업체들이 출시한 자동차 중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차들이 몇몇 있습니다. 주로 시대를 너무 앞서나갔다는 공통점이 있는데요. 기아차가 영국의 로터스社로부터 기술이전을 받아 개발한 국산 최초의 소프트톱 컨버터블 ‘엘란’, 지금에야 컨버터블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가 제법있지만, 당시만 해도 이른바 ‘뚜껑을 열고 달린다’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과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으로 인해 제대로 꽃피지도 못하고 사라졌죠.



왜건형 차량들도 저평가를 받는 단골 손님이었습니다. 세단을 선호하는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특성상 짐차로 오해받으며 외면당했죠. 기아차가 1998년 출시했던 파크 타운, 현대자동차 아반떼 투어링 등이 꼽힙니다.



하지만 비운의 차로 이 차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바로 현대차가 1995년 내놓은 마르샤(Marcia)입니다. 이탈리아어로 행진을 뜻하는 이 차는 우리나라의 준대형 세그먼트를 개척한 차로 평가를 받는데요. 당시 현대차는 중형세단 쏘나타 2와 대형세단 뉴그랜저의 틈새를 메우기 위한 마케팅 전략에 나섭니다.



당시만해도 최고급 세단이던 뉴그랜저를 타기에는 다소 눈치가 보이지만, 쏘나타 2로는 만족하지 못하는 고소득 전문직들의 수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이를 충족시키기 위한 차량 개발에 나선 것이죠.



실제 마르샤의 길이는 이 두 모델의 정확히 중간에 위치했습니다. 95년 최초 출시 당시 마르샤의 전장은 4770㎜로 뉴그랜저(4980㎜)보다는 작고, 쏘나타 2(4700㎜)보다는 컸습니다.



그러면서도 성능은 쏘나타 최상급 모델은 물론, 뉴그랜저에도 뒤지지 않는 상품성을 지녔는데요. 2.0 DOHC 엔진을 탑재한 마르샤는 146마력, 19.2㎏ㆍm의 토크를 자랑했습니다. 이는 쏘나타 2.0은 물론, 뉴그랜저 2.0(137마력, 토크 17.7㎏ㆍm)보다도 나은 수준이었는데요. 여기에 당시만해도 중형세단의 최상위 엔진이던 2.0 엔진을 넘은 2.5리터 DOHC 엔진을 장착한 모델도 출시하며, 고성능을 자랑했죠.





뉴 마르샤 TV 광고. 시동을 걸고 RPM을 올려도 쌓아놓은 카드가 흔들리지 않는 장면이 화제였다



실제 이 차는 아는 사람은 아는 고급세단으로 불리며 일부 전문직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습니다. 특히 뉴그랜저를 타기에는 부담스러웠던 부유층 자제들이 선호하는 차였죠.



하지만 분명한 한계가 있었습니다. 바로 마케팅 포인트이기도 했던 쏘나타와 뉴그랜저와의 중간급이라는 부분이었는데요. 고급세단하면 ‘크기’라는 점을 중시했던 당시 소비자들에게 애매한 평가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는 쏘나타 2를 플랫폼으로 했던 점도 한 몫을 했는데요. 마르샤는 전장을 제외하고는 전폭(1770㎜), 전고(1405㎜), 축거(2700㎜) 부분이 쏘나타 2와 동일했습니다. 결국 소비자 입장에서는 다소 높아진 출력을 제외하고는 쏘나타 2보다 수백만원의 돈을 더 들여 구입을 할 이유가 없었던 것이죠.



그렇다고 뉴그랜저의 소비자들을 흡수하지도 못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애매한 크기때문에 비싼 돈을 들여 쏘나타 2 급의 차를 사느니, 차라리 조금 더 투자해 뉴그랜저를 사자는 소비자들이 대다수였죠.



1995년 마르샤 출시를 알린 신문지면 광고



고전을 거듭하던 마르샤는 출시 2년만인 1997년 이중 격자 무늬의 라디에이터 그릴, 신형 알루미늄 휠 등 고급 사양을 신규 적용한 ‘뉴 마르샤’로 재출격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역시 냉담했습니다.



뉴 마르샤는 정숙함이라는 포인트를 내세우며 틈새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애쓰기도 했는데요. 시동을 걸고 RPM을 올려도 촘촘히 쌓아올린 카드가 흔들리지 않는 TV 광고가 화제가 되기도 했지만, 거기까지였습니다.



설상가상으로 대우차의 대형세단 브로엄이 1997년 출시되며 뉴 마르샤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죠. 결국 이 차는 1998년 소리없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됩니다.



하지만 이 차는 단순히 틈새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현대차의 무리수로 폄하하기에는 아까운 측면이 많습니다. 차량 중량에 비해 압도적인 성능을 가졌던 엔진과 당시 국산차량에선 보기 드물었던 ECS(전자제어서스펜션)까지 탑재하고 있어 코너링이 예술이라는 평가를 받았죠. 또 당시만해도 낯설었던 프리미엄 준대형 세단이라는 시장을 개척했던 도전정신 역시 높이 평가를 받을만 합니다.



한편 마르샤는 단종됐지만 아직도 마르샤 동호회는 존재하는데요. 마르샤 오너는 물론, 마르샤를 추억하는 이들이 모여 차량 성능 유지를 위한 의견은 물론, 정기모임을 진행하는 등 활발한 활동하고 있습니다.



시대를 앞서갔던 비운의 차 마르샤의 추억이 앞으로도 계속 진행되길 소망해 봅니다.



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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