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 간부사원노동조합
 
 


 
 
올린이 : 서울신문 조회수: 1269    추천:385 2015-11-10 15:50:49
데스크 시각] 상고법원을 어떻게 할 것인가/김태균 사회부장

데스크 시각] 상고법원을 어떻게 할 것인가/김태균 사회부장 t    



▲ 김태균 사회부장  



어떤 사람이 건물 1층을 빌려 식당을 차렸다. 장사가 잘되자 그는 건물주에게 2년간의 임대차 계약을 연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건물주는 그 자리에서는 흔쾌히 “그렇게 하자”고 했지만 몇 달 후 계약을 갱신할 때가 되자 다른 소리를 했다.



자기 아들이 그곳에서 장사를 하기로 했으니 나가 달라고 했다. 식당 주인은 항의했지만 건물주는 “증거도 없는데 무슨 말이냐”며 당장 비워 줄 것을 요구했다. 식당 주인이 안 나가고 버티자 건물주는 강제 퇴거를 요구하는 명도소송을 법원에 제기했다.



첫 재판 이후 8개월 만에 나온 1심 판결, 이후 다시 10개월이 걸려 나온 2심 판결 모두 식당 주인의 승리였다. 법원은 “건물주의 구두 약속도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그러자 건물주는 대법원에 상고를 했다. 식당 주인은 1, 2심을 모두 이기고도 3심 판결을 기다려야 하는 처지가 됐다.



그사이 인테리어 보수 등 식당을 위한 투자는 전혀 하지 못했다. 하지만 대법원 판결은 6개월이 지나도, 1년이 지나도 나오지 않았다. 대법원에 물어보면 “다른 사건이 많아 기다려야 한다”는 답만 돌아왔다. 결국 그의 승소를 확인해 준 최종 3심 판결이 나온 것은 건물주의 상고가 제기되고 2년이 지나서였다.



최초 소송 이후 3년 6개월이 소요되는 동안 식당은 경쟁력을 완전히 상실했고 얼마 후 문을 닫고 말았다. 식당 주인에게 남은 것은 결딴난 생활 기반과 지친 심신뿐이었다.



실화는 아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인 것은 맞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는 민사·형사·가사·행정 등 약 144만건의 1심 본안 사건이 법원에 접수됐다. 재판에서 판결을 받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것이 대법원의 상고심 심리 지연이다. 사건은 폭주하는데 법원의 처리 능력은 그대로인 탓이다. 2005년 2만 2000여건이던 대법원 상고가 올해는 2배인 4만 2000건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대법관 한 명당 평균 3500건이다. 판결이 비정상적으로 지연될 수밖에 없다. 민사소송의 경우 2010년 171일이던 상고심 처리 기간이 지난해 255일로 거의 석 달이 늘어났다. 2년 이상 처리가 지연되는 사건도 2002년 120건이던 것이 올해는 722건이나 된다.



판결이 지연되면 피해는 국민들이 본다. 상고심까지 갔을 때는 피고든 원고든 절실하고 절박한 상황이기 쉽다. 판결에 따라 자유를 박탈당할 수도 있고, 속박에서 벗어날 수도 있고, 생계 수단을 잃을 수도 되찾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상고심의 원고와 피고는 충남 논산시의 인구와 맞먹는 12만명에 달했다. 판결에 영향을 받는 당사자의 가족들까지 치면 그 수치는 몇 배로 늘어난다.



지난해 12월 국회의원 168명이 이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상고법원’ 관련 6개 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별도의 상고법원을 설립해 단순 민형사 사건은 여기에 맡기고 통상임금의 범위, 동성 결혼 허용 여부 등 사회적 파장이 큰 사건만 대법원에서 맡도록 하자는 취지다. 하지만 여야 정쟁 등에 밀려 전혀 논의의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어떤 형태로든 현재의 시스템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대법관 한 명이 일주일에 70건 가까운 사건을 떠안는 상황에서는 정확하고 신속한 판결은 불가능하다. 여야를 막론하고 절반 이상의 국회의원이 추진한 사안인 만큼 좀 더 진정성을 갖고 의견을 모으기를 기대해 본다.



windsea@seoul.co.kr



추천하기

26/67, 총 게시물 : 1338
번호 제 목 작성자 올린날짜 다운 조회수 추천
838 운전자 무죄, 블랙박스 영상에 무단횡단 덜미…법원 "충돌 불가피했다" MBN 2015-11-10 0 1293 410
837 법원, '삼청교육대 실태 폭로' 시인에 민주화 운동 불인정 뉴스1 2015-11-10 2 1275 404
836 김인혜교수 파면, 스타킹서 흘린 눈물은 연기? ‘경악’ 법원 2015-11-10 0 1288 428
835 현대차 정의선 '진짜' 신고식…"고급차 시장 승부수 띄운다" 비즈포커스 2015-11-10 0 1322 397
834 현대차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담았다"..제네시스 EQ900 최초 공개 시사저널 2015-11-10 0 1350 409
833 "현대차, 이대로는 6년후 EU 이산화탄소 배출기준 못맞춘다" 연합뉴스 2015-11-10 0 1219 387
832 현대차그룹, 현대상선 인수 일단은 부인하지만… 머니투데이 2015-11-10 0 1227 390
831 현대차 임단협 연내타결 가능한가?..."교섭문화 쇄신이 첫 걸음" 울산제일일보 2015-11-10 0 1227 380
830 海運 5년 불황에 흔들…현대그룹 위기 헤쳐나갈까 조선일보 2015-11-09 0 1214 372
829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장 선거 박유기·하부영·홍성봉 후보 3파전 매일노동뉴스 2015-11-09 0 1253 376
828 도요타자동차 상반기 순익 사상 최대, 현대·기아차와 비교해 보니 한국경제 2015-11-09 0 1268 372
827 현대기아차 명품 자동차의 고장 독일서 수입차 판매 1위 등극양성운 기자(ysw@) 메트로신문 2015-11-09 0 1322 397
826 ISSUE INSIDE] 제네시스 分家시킨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 글로벌 名車 승부수 매경이코노미 2015-11-09 0 1213 395
825 현대차, 제네시스에 물분사 시스템 적용 한국경제 2015-11-09 0 1221 382
824 [기자수첩] 현대차 국내 소비자 ‘역차별’ 말라 에너지경제 2015-11-09 0 1286 393
823 [격랑의 자동차시장 현대차 해외기지를 가다] <4> 최대 격전지 중국'올뉴 투싼' 브랜드파워로 승부… 中 저가공세 뿌리치고 성장가도 서울경제 2015-11-09 1 1327 387
822 "'싫다' 말해도 폭행 없으면 강간 무죄"…법원 판결에 논란 예상 뉴스1 2015-11-08 0 1238 382
821 '중도금 무이자' 광고후 분양가에 이자 포함…법원 "합법" SBS뉴스 2015-11-08 0 1305 414
820 30대그룹 M&A 경쟁, 롯데>현대차>SK 순 이데일리 2015-11-08 0 1357 401
819 현대차 위원장 "임금피크제 때문에 임단협 못 끝내" 연합뉴스 2015-11-08 0 1350 413

[first] <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 [end]
이름 제목 내용